국민의힘 김정재 국회의원 사무실 제공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올해 수도권 신축 매입임대주택 착공목표 달성이 어려워지자, 실제 공사 착수 이전에 착공신고필증만 교부받아도 ‘착공’으로 인정하는 ‘신속착공’ 제도를 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LH는 당초 2027년 착공 예정이던 물량까지 올해 착공가능 물량으로 당겨 잡고, 연말 착공을 앞당기는 사업자에게 별도 인센티브까지 제공하고 있어 실제 주택공급을 앞당기기보다 연말 착공실적을 맞추는 데 제도의 초점이 맞춰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정재 국회의원이 LH로부터 제출받은 「공사비 연동형 신축매입약정 신속착공 도입방안」에 따르면 LH의 2026년 수도권 매입임대 착공목표는 4만85호다.
그러나 LH가 지난 6월 자체 추산한 연말 착공물량은 3만4,803호로 목표의 87% 수준에 불과했다. 목표 대비 5,282호가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 것이다.
구분 | 착공목표 | 착공추정 | 달성률 | 부족물량 |
전체 | 40,085호 | 34,803호 | 87% | △5,282호 |
상반기 | 9,545호 | 7,484호 | 78% | △2,061호 |
하반기 | 30,540호 | 27,319호 | 89% | △3,221호 |
LH는 제출한 자료에서 공사비 연동형의 인허가 지연과 설계·공사원가 검증기간 때문에 착공이 저조하다고 분석하고, 곧바로 “착공 이월 물량을 조기 착공, ’26년 4만호 목표 달성 추진”을 목적으로 신속착공 제도를 도입했다.
기존 공사비 연동형 사업은 인허가→실시설계→공사원가 산정·검증→변경약정→착공 순으로 진행됐지만, 신속착공 도입 후에는 인허가 이후 먼저 착공신고필증을 교부받고 공사원가 검증과 변경약정을 이후에 진행할 수 있도록 절차가 바뀌었다.
LH가 마련한 신속착공 특약조건에는 ‘착공’을 착공신고필증을 교부받는 것, ‘실착공’을 실제 공사에 착수하는 것으로 각각 별도로 정의했다. 신속착공 이후 실시설계는 착공 후 2개월 이내, 공사원가 산정은 3개월 이내, 변경약정 및 실착공은 착공 후 6개월 이내에 완료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연말에 착공신고필증을 교부받아 올해 ‘착공’으로 처리된 사업이라도 실제 인력과 장비가 투입되는 공사는 내년 상반기에 시작할 수 있는 구조다.
LH는 신속착공 도입을 통해 연내 착공가능 물량을 1만7천호 추가 확보할 계획도 세웠다. 이 가운데 약 8천호는 올해 착공대상이지만 인허가 일정이 뒤로 밀린 물량이고, 최대 9천호는 당초 2027년 1~5월 착공 예정이던 물량이다. LH는 자료에 이를 통해 “목표 대비 0.5만호 부족분 만회 추진”이라고 명시했다.
문제는 실제 착공실적이다. LH가 김정재 의원실에 최근 추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9월 말까지 수도권 매입임대 착공 누계는 1만1,277호로 연간 목표 4만85호의 28.1% 수준에 그쳤다.
반면 LH는 남은 4분기에만 2만9천호 이상을 착공할 계획이며, 이 가운데 2만1천호를 신속착공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4분기 계획물량의 약 72.4%가 신속착공인 셈이다.
구분 | 물량 |
2026년 수도권 착공목표 | 40,085호 |
9월 말 착공 누계 | 11,277호 |
4분기 착공 예정 | 2.9만호 이상 |
이 중 신속착공 | 2.1만호 |
4분기 신속착공 비중 | 약 72.4% |
서울 실적도 부진했다. LH의 2026년 서울권 착공목표는 1만791호지만 9월 말 누계는 2,697호에 그쳤다. 신속착공 물량은 정부대책 발표 이후 6월 말까지 440호, 7월 66호, 8월 146호 등 8월까지 총 652호가 집계됐다. 9월에는 서울 신속착공 실적이 없었다
구분 | ~6월 말 | 7월 | 8월 | 9월 |
서울 착공 누계 | 2,154호 | 2,348호 | 2,661호 | 2,697호 |
해당월 착공 | 677호 | 194호 | 313호 | 36호 |
신속착공 | 440호 | 66호 | 146호 | - |
특히 LH는 연말 착공실적을 더욱 끌어올리기 위해 12월 착공 예정인 신속착공 물건을 1개월 이상 앞당길 경우 추가 인센티브를 지급해 착공속도를 높이겠다고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서 밝혔다.
앞서 LH는 신속착공 사업에 대해 연내 착공 시 매매예정금액의 5%를 착수금으로 지급하고, 착공 후 6개월 이내 변경약정과 실착공을 완료하면 약정금 지급률을 60%에서 65%로 높이는 인센티브도 마련한 바 있다.
또 당초 7월 20일까지였던 신속착공 신청기간도 8월 7일까지 연장하면서 내부결재 문서에 연장 이유를 “원활한 신축매입약정 착공목표 달성”이라고 명시했다.
김정재 의원은 “주택공급을 신속하게 확대해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지만, 목표 숫자를 맞추기 위해 실제 공사 착수와는 다른 ‘착공’ 실적부터 앞당겨 잡는 조삼모사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9월까지 목표의 28%밖에 달성하지 못한 상황에서 마지막 3개월 착공물량의 70% 이상을 신속착공으로 채우겠다는 것은 실제 공급을 앞당긴 것인지, 착공 숫자를 앞당긴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LH는 착공신고필증을 받은 물량과 실제 인력·장비가 투입된 실착공 물량을 명확하게 구분해 공개하고, 내년 물량을 올해 실적으로 당겨 잡는 방식이 아니라 인허가와 공사원가 검증·변경약정 등 실제 사업절차를 단축해 주택공급 자체를 앞당겨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