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정재 국회의원(포항북구·국민의힘) 사무실 제공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매입목표 달성’과 ‘매입실적 제고’를 위해 자금조달 등이 지연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을 매입임대 물량으로 적극 발굴하고 있는 가운데, 이미 매입약정을 체결한 2,578호 가운데 78%가 아직 인허가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약정물량의 90%는 건물가격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공사비연동형’으로, 향후 LH가 최종적으로 부담하게 될 매입금액 역시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정재 국회의원(포항북구·국민의힘)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LH가 PF 사업장과 연계해 매입약정을 체결한 주택은 총 12개 사업장, 2,578호로 나타났다.
LH가 금융감독원과 협업해 지연 PF 사업장을 매입임대주택으로 전환하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그 추진 사유로 ‘매입목표 달성을 위해 신규물건 발굴이 필요’하다고 자료에 명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협업에 따른 LH 측 기대효과 역시 “신규 물건을 대량으로 적시 확보하여 매입 실적 제고”라고 적시했다. 반면 금융감독원 측 기대효과는 “PF사업장 정리를 통한 금융시장 안정 효과”로 기재됐다.
LH 자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PF 사업장 정보를 제공하고 매각협의를 지원하며, LH는 대상주택 심의와 매입약정·매매계약 체결, 매입대금 지급을 담당한다. 사업자는 주택 건설공사를 시행하고 PF 대출을 상환하는 구조다.
그러나 ‘매입목표 달성’을 위해 확보한 PF 연계 물량의 실제 사업 진행상황은 상당 부분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LH가 제출한 ‘PF사업장 매입임대 주택 약정 현황’을 분석한 결과, 2,578호 가운데 준공된 주택은 서울 동대문구 1개 사업장 182호로 전체의 7.1%에 불과했다.
착공 단계는 2개 사업장 327호(12.7%)였으며, 인허가 또는 변경허가 단계에 있는 사업장은 8곳 2,020호로 전체 약정물량의 78.4%에 달했다. 경기도 파주시 와동동 49호 규모 사업장은 아예 ‘토지확보 불가능’을 이유로 매입약정이 해지됐다.
구분 | 사업장 수 | 세대수 | 비율 |
준공 | 1곳 | 182호 | 7.1% |
착공 | 2곳 | 327호 | 12.7% |
인허가·변경허가 | 8곳 | 2,020호 | 78.4% |
약정 해지 | 1곳 | 49호 | 1.9% |
합계 | 12곳 | 2,578호 | 100% |
최종 매입가격조차 확정되지 않은 물량이 대부분이라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전체 약정물량 2,578호 가운데 9개 사업장 2,323호, 90.1%가 ‘공사비연동형’ 방식으로 약정을 체결했다.
LH 제출자료에 기재된 12개 사업장의 현재 약정금액을 합하면 총 5,114억3,600만원이다. 그러나 LH는 제출자료에서 공사비연동형 사업의 경우 건물가격을 외부 원가계산 전문기관에서 산정 중이기 때문에 현재 약정금액에는 토지금액만 반영돼 있으며, 향후 건물금액이 확정되면 매입금액이 증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약정금액 5,114억원은 LH가 실제 부담하게 될 최종 매입금액이 아니며, 전체 약정물량의 90.1%인 2,323호의 건물가격이 향후 추가로 반영될 예정이다.
토지확보 단계에서 이미 상당한 자금도 투입됐다. LH가 12개 사업장에 지급한 토지확보지원금은 총 2,433억 7,4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아직 인허가·변경허가 단계에 있는 사업장에 지급된 금액만 1,963억 6,100만원에 달했다.
특히 실제로 토지를 확보하지 못해 매입약정이 해지된 사례까지 발생한 만큼, 인허가 및 토지확보 단계에 있는 PF 사업장에 대한 사업 추진 가능성과 지원금 회수 안전장치를 보다 면밀히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당초 이 사업을 자금 및 사업성 부족 문제 등으로 멈추거나 더디게 진행되는 PF 사업장을 LH 매입임대주택으로 전환해 주택공급과 PF 정상화를 동시에 추진하는 사업으로 설명했다. 지난해 12개 사업장 약 2,600호 규모의 매입약정을 체결했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는 대상도 더 확대됐다. 지난해에는 부실이 발생한 사업장이 대상이었지만, 올해부터는 정상적으로 추진되고 있더라도 자금조달이 지연돼 착공이 늦어질 우려가 있는 사업장까지 검토 대상에 포함했다. 신축매입약정뿐 아니라 이미 준공됐거나 준공을 앞둔 사업장을 사들이는 기축매입까지 확대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은 올해 LH에 1,259건의 PF 사업장 위치정보를 제공했고, LH는 교통·교육여건 등을 검토해 이 가운데 116건을 ‘매입임대 가능성이 있는 사업장’으로 추려 추가 사업 연계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양질의 주택 확보보다 LH의 매입목표 달성과 금융권의 PF 사업장 정리를 위해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기존 약정물량의 78%가 아직 인허가 단계에 머물러 있고 일부 사업장은 토지확보 실패로 약정이 해지됐으며, 전체 약정물량의 90%는 최종 매입가격마저 확정되지 않은 만큼 신규 PF 사업장 발굴에 앞서 기존 사업의 추진 가능성과 LH가 부담할 최종 비용을 먼저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정재 의원은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필요한 주택을 신속하게 공급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공급실적을 채우기 위해 사업 추진이 불확실한 PF 사업까지 무리하게 끌어안아서는 안 된다”며 “이미 약정한 물량의 78%가 아직 인허가 단계이고, 90%는 최종 매입가격조차 정해지지 않은 만큼 LH가 사업별 추진 가능성과 향후 재정부담을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은 “특히 민간에서 추진하던 PF 사업의 위험이 LH와 국민 부담으로 전가되지 않도록, 사업자와 금융기관의 책임을 명확히 하고 매입가격과 사업성을 보다 엄격하게 심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